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후기
곧 새로운 마리오 영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 그 전에 전작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다시 떠올려보게 됐다. 마리오라는 캐릭터는 워낙 오래전부터 게임으로 익숙했던 존재라서, 영화로 나온다고 했을 때 기대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있었다. 게임 특유의 재미와 분위기를 영화가 과연 얼마나 잘 살릴 수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직접 보고 난 뒤의 감상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가볍게 즐기기엔 괜찮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를 기대하면 조금 아쉬운 영화”였다.
일단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아이들이나 가족끼리 보기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화면은 밝고 화려하고, 캐릭터들은 친숙하며, 전개도 복잡하지 않아서 누구나 편하게 따라갈 수 있다. 특히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아, 이건 버섯 왕국이고, 저 캐릭터가 쿠파구나’ 정도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가 목표로 한 방향은 꽤 분명했던 것 같다. 어렵거나 진지한 서사보다는,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오락 영화에 가깝다.
다만 어른들이 보기에는 다소 유치하고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야기 구조 자체가 굉장히 단순해서, 보다 보면 “이 다음엔 이렇게 되겠구나” 싶은 흐름이 대부분 예상 가능하다. 갈등도 깊지 않고, 캐릭터들의 감정선 역시 비교적 얕게 지나가는 편이라서, 몰입감이 엄청 강한 영화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중간중간 살짝 지루하다는 느낌도 있었는데, 아마 이 부분은 영화를 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꽤 갈릴 것 같다. 평소 탄탄한 스토리나 반전 있는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도가 낮을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완전히 심심하게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역시 마리오 시리즈 팬들을 위한 요소들이 곳곳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 이거 그 게임에서 봤던 건데?” 싶은 장면들이 계속 나온다. 마리오 시리즈를 해본 사람이라면 반가워할 만한 장치들이 적지 않아서, 단순히 줄거리만 보는 영화가 아니라 일종의 팬서비스를 즐기는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요소들은 스토리의 깊이를 보완해주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팬들에게는 소소한 재미와 웃음을 준다. 나 역시 그런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괜히 반갑고, “그래, 이 맛에 보는 거지” 싶은 기분이 들었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3D 애니메이션의 완성도였다. 솔직히 이 영화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비주얼이다. 캐릭터들의 모델링이 깔끔하고 귀엽게 잘 표현되어 있고, 전체적인 색감도 선명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배경도 게임 특유의 세계관을 애니메이션으로 꽤 예쁘게 구현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버섯 왕국 같은 공간은 화면만 보고 있어도 “아, 진짜 마리오 세계에 들어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야기의 밀도는 조금 약할지 몰라도, 시각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럽고 대중적으로 보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추천하느냐고 묻는다면, 조건부 추천이라고 말하고 싶다. 엄청난 감동이나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기대한다면 솔직히 추천하기 어렵다. 하지만 마리오 시리즈를 좋아했던 사람, 혹은 가볍게 가족과 함께 볼 애니메이션 영화를 찾는 사람에게는 한 번쯤 볼 만하다. 특히 게임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중간중간 숨어 있는 익숙한 요소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서, 생각보다 더 즐겁게 볼 수 있다. 반대로 마리오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고, 오직 영화 자체의 서사만 중요하게 보는 사람이라면 다소 심심하게 느낄 가능성이 크다.
내 기준에서 이 영화는 10점 만점에 5점 정도를 주고 싶다. 아주 별로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강하게 추천할 만큼 인상적이었던 작품도 아니었다. 정말 딱 무난하게, 편하게, 한 번 보고 지나가기 좋은 영화였다. 그래도 마리오라는 오래된 게임 캐릭터가 이렇게 화려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구현된 걸 보는 재미는 분명 있었고, 팬이라면 한 번쯤은 체크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영화는 깊은 감동보다는 익숙한 캐릭터와 화려한 비주얼, 그리고 추억을 건드리는 팬서비스로 승부하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나처럼 마리오 시리즈에 어느 정도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지루한 부분이 있어도 끝까지 나름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
콘텐츠와 관련된 의견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