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애쉬 평가
The Dark Pictures Anthology: House of Ashes를 끝까지 플레이하고 나니, 솔직한 첫인상은 “이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아쉬웠다”였다. 다크 픽처스 시리즈는 매번 짧고 굵게 공포와 선택의 재미를 주는 맛으로 하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이상하게 몰입이 확 붙지 않았다. 분위기나 소재만 놓고 보면 분명 흥미로운 편이다. 폐허가 된 유적, 어두운 지하 공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협 같은 요소들은 처음 들었을 때는 꽤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그런데 막상 플레이를 해보면 긴장감이 엄청 치솟는다기보다는, 묘하게 밋밋하게 흘러가는 구간이 있었다. 무섭다기보다는 그냥 빨리 다음 장면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나온 다크 픽처스 시리즈 중 가장 별로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웃기게도 이 게임은 딱 지루해질 것 같은 타이밍에 끝나버린다. 보통 이런 경우면 “허무하다”는 감상이 먼저 나올 법한데, 이 작품은 오히려 그 점 때문에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더 길었으면 단점이 훨씬 크게 느껴졌을 텐데, 생각보다 빨리 마무리되니까 “그래도 심하게 늘어지진 않았네” 하는 마음이 들었다. 정말 애매한 감상인데, 분명 만족스럽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완전히 싫지도 않은 그런 작품이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재미없는 쪽으로 길게 끄는 게임은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느낌이다.
다만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는 진짜 짜증이 났다. 특히 프랜드 패스 시스템은 이번에 하면서 너무 불편했다. 공식 가이드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해서 친구에게 프랜드 패스를 주고, 나는 본편으로 플레이하려고 했는데 아무리 해도 제대로 진행이 안 됐다. 이것저것 다 해보다가 결국 나도 프랜드 패스로 접속해야만 플레이가 가능했다. 돈 주고 본편을 샀는데 정작 프랜드 패스로 플레이하게 된 것도 어이없었고, 그 결과 업적도 제대로 못 깨고 플레이 시간도 프랜드 패스 쪽으로 잡힌 점은 정말 허탈했다. 게임 하나를 즐기려고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특히 다른 회사들의 프랜드 패스나 초대 시스템은 대체로 훨씬 간단한 편인데, 이 시리즈는 유독 코드 받고 보내고 확인하고 맞추는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진다. 같이 할 사람 둘 다 게임을 사면 차라리 편한데, 한 명만 가지고 있고 다른 친구와 함께 해보려면 준비 과정부터 피곤해진다. 물론 이 시리즈 특유의 협동 플레이 구조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지금 방식은 확실히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다음 작품에서는 제발 좀 더 직관적이고 쉽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종합적으로 보면, House of Ashes는 슈퍼매시브 팬이거나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볼 만한 작품이다. 하지만 시리즈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아주 강하게 추천할 정도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못할 정도는 아닌데, 굳이 최고라고 하긴 어려운 게임”에 가깝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잡으면 실망할 수 있고, 가볍게 친구와 함께 한 편의 공포 영화 체험하듯 즐기면 그럭저럭 괜찮을 수도 있다. 나에게는 분명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지만, 동시에 “그래도 딱 적당한 길이라 끝까지는 볼 만했다”는 이상한 호감도 함께 남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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